개발자가 되기로 결심한 이유

💡 커리어 전향의 이유

왜 커리어 전향을 해? 라는 궁금증이 아마도 내 이력서를 받아보시는 분들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상세히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물론, 이렇게 블로그에 구구절절 적어서 공개할 필요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뭐 어떤가, 난 사람들과 내 이야기를 공유하는게 즐거운 사람이니깐 😊

 

 

한국을 떠나 영국으로!

이 때 나는 정말 많이 지쳐있었다. 다니고 있던 직장 내의 파벌 싸움에 등이 터지고 있었고, 일은 재미있었지만 견제 세력들과 위에서 가해지는 압박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고 건강도 점점 안 좋아졌었다. 의사는 병원을 너무 자주 찾는 나에게 한 달의 휴식을 권했고, 물론 회사에서 이를 받아 줄 이유가 없었다. 이렇게 지내다가는 내가 좋아하는 일조차도 오랫동안 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곧 나는 한국이 지긋지긋해졌고 사람들조차 싫어졌었다. 그 길로 나는 한국 생활을 정리하고 영국으로 떠났다.

정말 최소한의 집세와 생활비만 챙겨서 온 영국에서 투잡, 쓰리잡을 하며 돈을 벌었다. 그럼 더 힘들었던 거 아니냐? 하겠지만 행복했다. 내가 하는 사소한 일들을 칭찬해주는 동료들, 인정받아서 이뤄낸 승진 등, 그냥 정신없이 일하는 나날의 연속이여도 신나기만 했었다.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도 만나고 주변국으로 여행을 다니며 내가 알지 못했던 많은 세상을 경험해보았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서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온전히 내 시간을 가지며 지내는 것은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나는 이 때 내가 얼마나 작은 세상 속에서 살고 있었던 건지 깨달았다.

 

 

 

개발이라는 선택지를 만나기 전 …

나의 수입원 중 제일 큰 비중을 차지하던 레스토랑에서 케이터링 서비스를 나갈 일이 생겼었다. 케이터링서비스는 하지 않았던 레스토랑인데, 무려 손흥민 선수가 있는 토트넘에서 요청이 들어왔고 우리는 케이터링 서비스 할 음식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들이 잘 모를 한식 메뉴에 대한 설명과 데코를 함께 할 페이퍼 디자인이 필요했다. 유일한 한인 스태프이자, 포토샵을 다룰 줄 안다는 이유로 내가 페이퍼 디자인을 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한국의 특색이 잘 드러나는 기와 가옥과 같은 사진들을 넣은 단순한 페이퍼 디자인을 몇 개 했었고 정말 작업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의 결과물을 받아든 외국인 친구들은 너무 신기해하고 좋아하더니 이후에는 연말 사내 파티에 쓰일 페이퍼 디자인도 부탁했었다.

내가 어설픈 영어로 몇 마디 그들과 나눴던 대화보다 더 많은 관심과 호응을 받았던 디자인 작업물.
나는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걸 깨달았고 디자인이면 장소와 나라에 한정적이지 않게 일을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서 디자인 관련 수업을 찾기 시작했다.

 

 

프론트 엔드 개발자가 되자!

여러가지 디자인 수업을 찾던 와중에 핫하게 떠오르는 수업이 있었다 그것이 바로 UI/UX 디자인! 이 강의는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흘러갔는데 오히려 이게 더 나에게 잘 맞았다. 초반에 진행된 디자인 수업은 내가 예상했던 쪽의 수업이 아닌 그저 포토샵과 일러스트레이터 기초를 다루는 수업이 였으며 중반부터 시작된 웹 개발 수업은 나에게 정말 신세계였다. 포토샵으로 만들던 것을 코드로 몇 줄 적으면 화면에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이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보던 웹 사이트를 구조적으로 나눠서 어떻게 코딩하면 되겠구나를 생각하게 되고, 이런 걸 만들어 보고 싶다라는 생각도 하게되면서 여기서 그치지 말고 프로그래밍을 더 공부해보자!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6개월 과정을 수료하고 웹 퍼블리셔 취업을 준비하면서 독학으로 자바스크립트를 공부했다. 공부를 할 수록 구현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욕심이 생겨났고, 프로그래밍 세계로 더 빠져들었다. 어떻게 하면 프론트엔드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목표를 바꾸고 틈틈이 이력서를 보내면서 계속 독학을 했다.

공부는 “혼자”서 하는게 맞다라고 생각했다. 누군가 나를 이끌어준다 하더라도 결국에는 내가 해야하는 것이니깐. 하지만 뭔가 부족했다. 이쪽 분야에 대한 지식은 6개월 아주 짧게 공부한게 다이니 부족한 점도 많았고 어떻게 채워나가야하는 지에 대해서도 내가 하는 방법이 맞는가에 대한 의구심이 계속 들었다. 보낸 이력서 수에 비해 면접의 기회가 많지 않았던 점도 내 의구심을 더욱 키웠다. 그래서 부트캠프를 찾아봤고, 팀 프로젝트를 해 볼 수 있는 항해99에 합류했다.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생활하는데 도움이 되는 서비스는 뭐가 있을까?를 고민했고 서비스를 구현하면서 오류라는 장벽을 만나고 그걸 깨부수는 반복된 과정에서 무언가를 계속 배워나가는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개발”의 매력?

무슨 일을 하던 끊임없는 공부는 해야한다. 이건 개발도 그렇고 이전에 했던 일도 그랬다. 이전 일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개발 세계는 정말 끊임없는 관심과 공부가 없어서는 안 될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만큼 동기를 부여를 해주기 때문에 늘 새롭다!

때로는 혼자서, 때로는 함께 – 조직생활로 보면 팀플레이지만 개발은 개인플레이로도 할 수 있다. 자신이 생활에 불편하다고 느끼는게 있다면 바로 기획하고 계획을 세워서 작은 것이라도 만들 수 있다. 무언가를 기획하고 계획하고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이 정말 매력적이다. 단순히 일과 직업이라는 것을 넘어서 나에게도 좋은 영향을 주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